한국에 돌아온지 며칠이 지났는지 모른다.
꽤나 정신없게 보냈고 아직까지도 뭘하고 시간이 지나는지 감이 없지만
더이상 미루다간 다 잊어버려버릴 것 같아서(몹쓸 기억력ㅋ)
이젠 조금씩이나마 여행기를 정리해봐야겠다.

언제나처럼 뭔가 정보 가득하고 잘짜여지거나
글솜씨가 뛰어나 재미있지도 않은
그냥 그저그런 똑딱이로 찍은 사진들과 동영상
그리고 제멋대로인 생각과 느낌들 뿐이지만,
이렇게라도 써두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 술안주로 몇번 써먹은 후엔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릴까봐...

Records rule the memories..
-----------------------------------------------------------


약간의 설레임과 '아무생각 없음'을 한가득 안고 출발한 여행.
한국에서의 모든걸 잊고 싶었고 여유로운 시간이 필요했다.

새벽같이 인천공항으로 가서 출발 하기만을 기다렸지만
너무 늦장을 부렸는지 게이트로 가는 도중에 항공사 직원이 헐레벌떡 뛰어와서
탑승객임을 확인하더니 우리 두명 빼고 모두 탑승했다고
빨리 뛰어가자고 한다;; ㅎㅎㅎ

비행기를 탔을 때 모든 사람들의 그 시선이란..
안느껴본 사람은 모른다--;
그렇지만 원망 가득한 그 시선들은
오랜만에 떠나는 해외 여행의 기대감에 영향을 주진 못했지ㅋㅋㅋ

자리를 찾을 필요도 없이 비어있는 곳에 앉아
소풍떠나는 어린아이들처럼 출발~!!
다들 한번씩은 찍어보는 항공사진. 한국 bye~~~

 

막상 비행기는 탔는데
마닐라에 도착해서 무엇을 할지 어디로 갈지
아무것도 정해져있지 않고 마냥 기분만 좋은 상황.

이제서야 책을 펼쳐들고 보기 시작한다ㅎㅎ
cebu pacific을 탔는데 가는 도중에
조그마한 이벤트를 하겠다고 하더니
3개의 상품을 준다는 말에 혹해서 열심히 들었다.
책을 가지신분 들어서 보여달라는 말에 보고있던 책자를 잽싸게 들었더니
받은 지퍼백.ㅋ 별로 유용해 보이진 않지만
재미로 받은 지퍼백과 비행기에서 보던 필리핀 가이드북.



필리핀은 그리 멀지 않았다.
So coooool~ 하게 기내식따위는 주지 않는 cebu pacific인데
이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을 알리며 띵똥거리는 안전벨트 착용 사인.

착륙하고 짐도 다 찾았는데도 아침.
숙소를 찾기도 이르고 해서
진짜 아시아 최대인줄은 확실하지 않은(?)
Mall of ASIA로 가기로 한다.


실제로 가보니 크긴 크다.. 엄청~~~~~~~~~
부산에 있는 센텀따위..비교하면 안된다;
이건 뭐 끝이 보이지도 않고 똑딱이의 앵글이 다 잡지도 못할 정도ㅋ
여러개의 몰들이 있고 그 안에서 길 잃기도 쉬움ㅋ


음..
시작할 때 동행인 소개를 빼먹었는데
이번 동남아 여행을 추천해주고 앞으로 3주간 같이 다닐
상선이형~!
동남아에 대한 (지저분하고 치안이 안좋다는) 인식때문에
여행은 생각하지도 않고 있던 나에게
동남아 여행 최고라며 환상을 불어 넣어준 형ㅋㅋ
Mall of ASIA 앞에서 셀카~


Mall of ASIA 방문 인증샷.



일단 배낭을 매고 들어갈 수 없으므로
package pick up이라는 곳에 무료로 배낭을 맡기고 들어가면 된다.


똑딱이 앵글을 탓하지 않아도 엄청난 규모.
이런 몰들이 몇개씩이나 붙어있는 곳이다...



배가 고팠던 우리는 food court를 찾았다.
레촌(lechon)이라는 돼지고기 음식이 맛있다고?! 가이드북에 있기에
항상 외국에 처음가면 느끼는 무슨 음식이 어떤 맛일까 모르는 그 기분으로
레촌과 이것저것 음식들을 시켜 먹음.

김치라는 한국음식도 보인다ㅋ
 


레촌은 부드러운 돼지고기 살과 바삭하게 튀긴 껍질인데
뭐 일반적인 돼지고기찜 맛이다ㅎㅎ 맛있다 쩝쩝...

밥먹고 시원한거 마시려고 정체모를 초코쉐이크를 사먹는데
만들어 주는 청년이 참 정성스레 만들길래..ㅋ



밥을 먹고 힘을 낸 우리는 몰을 부지런히 둘러보고..
우리나라 브랜드인 GIORDANO 보고 괜히 뿌듯하고 신기해도 하고


요 가게에서 빌라봉 셔츠와 웨이크 보드숏 상상하지도 못할 가격에 득템~!ㅋㅋ


눈이 휘둥그레 져서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옷들 보고 있는 상선이형ㅎㅎ 


몰과 몰들 사이에는 이렇게 휴게 공간이 있다..
여러가지 길거리 음식들도 있고..
Mall of ASIA 모든 곳을 둘러보려면 하루종일도 부족할 정도ㅎㄷㄷ 



입구 앞에 서있던 무장차..
현금수송차인지 그냥 경비차인지 모르겠는데
필리핀은 총기휴대가 합법인 나라이기 때문에
어딜가나 조심 또조심 해야한다... 쓸데없는 일에 사고 당하는 일이 없도록..
덕분에 어딜가나 가게나 쇼핑몰 마다 무장한 경비원이 입구에 지키고 서있다..
나중에 며칠이 지나고는 익숙해졌지만
처음 방문하면 적응 못할 수도 있는 광경.

 

몰을 나와서는 길을 찾아 한참 헤메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도대체 너무 넓어서 어디가 어느 방향인지 알 수가 없다;

지도를 보면 바로 앞이 마닐라 베이.
시간은 제일 더운 오후 시간이고
이미 건물 밖을 나오니 푹푹 찌고 있다..
배낭이랑 짐까지 다 메고 있어서 순식간에 땀이 줄줄흐르는 동남아 날씨;

바닷바람 잠깐 쐬러 베이방향으로..
시원해 보이지만 더워더워더워~~~


마닐라 전체를 아우르는 마닐라 베이.
저 멀리 마닐라 시티가 보인다.. 


잠시 서서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중..


'여기는 한국이 아니지..'
아직 여행을 떠나온 실감도 안나고 뭐가뭔지 알 수도 없지만
다니다 보면 여행모드로 적응되겠지...
수평선과 넓은 바다를 보니 마음이 시원하게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앞으로의 일정과 지금 주어진 여유로운 시간을 감사하고있다...라기 보다는
복잡한 일들 다 잊고 훌쩍 떠나버린 상태로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바람 맞으며 기분 좋아하고 있었던듯.



어느덧 오후 해도 서서히 저물어 가고 숙소를 찾아 시내로 갈 시간.
뭐 딱히 교통수단도 모르고 길도 모르고 택시를 잡아타야 하는데
필리핀, 특히 마닐라에서, 택시를 잡을 때에는 꼭 흥정을 하고
거리에 따른 적절한 요금을 알고 있는게 좋다.
안그러면 외국인에게 엉터리 바가지 요금을 부르는 경우가...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에
타기 전부터 꼭 정확히 흥정을 하고 타도록 하자.
물론 착한 기사님들은 미터기 요금만 받는 경우도 있지만
잔돈을 주지 않거나 추가 요금을 요구하는 것도 흔한 일.


시내로 가서 가이드북에 나온 guest house 중
유명하고 저렴한 곳들을 찾는다. Malate pension.
아주 익숙한 별다방을 건물에 끼고 있어서 찾기 어렵지 않다..


들어갔는데 럴수럴수 이럴수가;
방이 하나도 없고 도미토리조차 가득 찼단다;;
원래 일정도 계획도 없고 당연히 숙소 예약따위 안중에도 없던 우리 잘못이지..ㅎㅎ
어쩔수 없이 가이드북 보고 근처의 또 다른 숙소인 pension natividad로 이동.

빛의 속도로 들어가고 있는 상선이형ㅎㅎ

들어가기 전에 사진을 찍자 반기는 사람들과 경비원ㅋ
가정집을 개조한 듯 허름한 외부지만 안쪽은 꽤나 아늑한 마당도 있고
wi-fi가 귀한 동남아인데도 무료로 wi-fi가 된다는 점도 좋다.



다행이 방이 있어 숙소를 잡으니 안도감이 밀려온다.
분위기 있는 펜션 사진들.




숙소에서 나와 마닐라 최고의 나이트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지역을 둘러본다.
Malate st.와 Adriatico st., Mabini st. 이라고 하면 아는 사람은 다 안다..ㅎㅎ
뭐가 있나 슬슬 산책, 아직은 밝은 낮이라서 그런지 별거 없어보이지만...

유명한 live cafe인 cowboy grill도 보이고,

Cafe Adriatico. 마닐라 와서 한번쯤 안들린 사람 없겠지?
이제와 이렇게 쓰지만 처음에 둘러볼 때는 뭐가 뭔지도 하나도 모르고 그냥 사진만 찍음..

한국말로된 간판이 있길래 반가웠는데 여긴 결국 가보진 않았다..
가라오케 가러 여기까지 온건 아니지 않나ㅎㅎ

말레떼 펜션 1층에 있는 별다방에 둘이 앉아서
이제 뭘할지 주변에 뭐가 있는지 뭘먹고 어디로 가야할지 
열심히 노트북과 가이드북을 보며 알아보는 척하고 있지만
결론은 아무것도 없었고 배고파서 근처에 먹으러 가자고 함ㅋㅋㅋ


서서히 날이 어두워지고 주린배 움켜잡고 주변 탐색!
중심가 답게 Robinson plaza같은 대형 쇼핑몰도 보이고,
여러 호텔들과 업소들이 네온사인을 밝히자 더 활기차진 것 같은 도심.

여기 들어갔다가 또 너무커서 길을 잃었다;
이리저리 헤메다가 일단 아무데로라도 나가고 보자라는 마음으로 출구만 찾았는데
출구도 여기저기 한두개가 아니어서 한참을 헤멨더랬다ㅠㅜ 배는 고파 죽겠는데ㅋㅋ


첫날이고 아직은 물가도 모르고 전날 밤새고 온 피로한 우리를 위로도 할겸
주변에서 가장 비싸고 음식먹을 동안 전통 공연도 하고
테이블 옆에서 악기들 라이브 연주와 노래도 직접 해준다는,
Zamboanga라는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모든 레스토랑 앞에 있는 경비원씨도 보이고,

잠시 땀도 식히고 사진을 보고 있는 나.
저 뒤로 테이블 앞에 서서 라이브로 공연을 해주는 밴드!

아직 조금 이른 시간이라 테이블이 비었고
화려하게 꾸며진 무대가 보인다.
필리핀 전통공연 이름이 뭐가 있었는데 까먹었다ㅎㅎ
저 무대에서 어떤 공연히 펼쳐질지 따위는 안중에 없었다, 배고파서;;

밥을 조용히 먹고 있으면 저렇게 테이블마다 돌아다니면서
노래를 불러주는데 필리핀 사람들이 가무에 상당히 능하다는걸 금방 알 수 있다ㅎㅎ



우리가 먹은 음식과 산미구엘.
이것 말고도 메인 요리가 있는데 너무 배고파서 먹느라 허겁지겁..
공연 보느라 정신 팔려 못찍었음ㅎ
산미구엘은 정말정말 싸다. 필리핀 맥주라서 그런지 이 가격 알면
우리나라에선 절대 못사먹는다;;

우리 즐거운 여행을 위해 건배~!



그 와중에도 뭔가 남기겠다는 일념으로 공연 동영상을 몇개 찍었는데
그 중에 볼만한거 올려봐야지..


아 근데 이거 말고도 여러가지 의상과 컨셉으로 공연 종류가 진짜 다양하게
1시간 30여분간 쉴새없이 했는데 동영상 업로드가 100메가 제한이라;;;
진짜 볼만하고 재미있었음.. 

동영상을 못올리는 다른 것들은 간단한 캡쳐로 대신..
화질은 죄송;; 원하시는 분은 개인적으로 요청하시면 보여드릴게요ㅎㅎ

마지막 사진의 댄서 여자분 복근 완전 쩔어요~~~ㅋ

특별히 공연료를 따로 받는 것도 아닌게
음식값만 약간 비싸고 이런 수준의 공연을 바로 앞에서 감상할 수 있는게 최고였다!! 강추!



이제 배도 부르겠다 공연도 잘 봤겠다.
하루를 마무리할 시간.
소화도 시킬 겸 마닐라 베이를 따라 산책.

베이 앞 광장에 있던 분수대. 꽤나 운치 있음.

바닐라 베이는 정말 길게 펼쳐져 있는데
형형색색의 조명을 설치해 놔서 사진으로만 보면 멋진 거리 같지만..
시원한 바닷바람 같은건 일찌감치 포기하는게 좋다.
왜냐하면 길거리엔 온통 노숙자들과 구걸꾼들로 가득하고
정말 정확하게 화장실 냄새같은 역겨운 냄새가 진동을 하기 때문.
도저히 수도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위생상태가 안좋다.
기분좋은 산책은 할 수가 없음;

지금껏 내가 태어나서 본 횡단 보도 주에 가장 넓고 위험한 횡단보도.
이게 12차선 정도되는 대로인데..
신호등따위는 없다.ㅡㅡ;
차들이 저렇게 쌩쌩 달리는데 그냥 알아서 눈치껏 건너야 한다ㅠㅠ
내참.....


쨋든, 그런대로 시원한 바람을 느낄수 있는 베이변에 바에서
맥주한잔!

시원한 맥주를 한잔 하는 것까진 좋았는데
앉아있는 내내 기껏해야 5~9살 사이 정도로 밖에 안보이는 아이들이
꽃이나 과자를 들고 사달라며 쉴새없이 툭툭치며 구걸을 해댄다..
여기 사람들은 이미 익숙한 풍경인듯했지만 진짜 적응 안됐다..살짝 짜증날 정도로.
그래도 대답을 안하고 쌩까거나 'NO'라고 확실히 한번 말하면 미련없이 뒤돌아 서서 다행.
이 나라를 포기가 다행이 포기가 빠른듯ㅎ



이제 겨우 하루밖에 안봤지만,
아니 정말 처음 와서 하루밖에 안봤으니 마닐라의 '첫인상'에 대한걸 정리해볼까..
 -안좋다. 적응이고 뭐고 부정적인 느낌이 너무 강하다.
 - 호객꾼들부터 해서 거칠어 보이는 사람들
 - 빈민가의 냄새~~ 화장실 냄새가 도로 전체에 가득한 이곳.
 - 매연과 오염이 장난이 아니다. 차가 내뿜은 검은 연기
 - 차도 옆을 걸으면 공기중에 먼지 알갱이가 얼굴에 부딪히는걸 느낄 수 있을 정도;;
 - 길거리에 부랑자/노숙자/구걸꾼이 넘쳐난다. 말그대로.
 - 운전 질서 엉망진창. 운전기술들은 모두 레이스수준..
    (끼어들기 전문가, 옆차와 5cm간격에서 멈추기, 차도에 엉켜있는 차와 사람;)
 - 처음 공항에서 택시를 탔을 때는 이 나라에 차선이나 횡단보도 개념이 없는줄 알았음;;


물론 마닐라 전체를 본 것이 아니고 최고의 유흥 지역과 빈민가만을 본 것일 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첫인상은 절대 안좋았던건 사실이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아시아 각국의 언어(대부분 일어/한국어)로 해대는
공격적인(?) 호객행위도 한몫했을거다.


시간도 어느덧 12시를 넘고 피곤할대로 피곤해져선 숙소로 겨우 돌아왔다.
아늑한 숙소..



첫날, 아직은 불과 오늘 아침까지도 있던 한국을 떠났다는게 실감이 안나고
여행을 온건지 하루 논건지 헷갈릴 단계,
며칠 지나면 적응하겠지...

여행 시작의 설레임과 피로와 꽉찬 일정의 첫날을 이렇게 마무리하며 필리핀에서의 첫밤.
이미 곤히 잠든 상선이형 옆에서 잠을 청해본다.
아참, 폰과 카메라 충전은 잊지말자.ㅋ


댓글을 달아 주세요